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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09권

wondp 2023. 5. 1. 20:26

눈앞에 돈을 보고 손을 뻗칠 수 없다. 상체는 앞으로 기우는데 팔은 천 근 같아서 들어 올릴 수가 없다. 전신을 누르는 중량을 들어 올려야 한다. 조준구는 드디어 팔을 뻗어 지폐를 집어든다. 서희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오른다. 미소는 크게 확대되어 갔다. 하얀 이빨이 드러나면서 흔들린다. 웃음소리가 일정한 굴곡을 이루며, 톱날같이 조준구 마음을 썰어댄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본문 중에서 -  5천원을 가져가는 조준구의 앞에 나타난 것은? 그 이후는 상상에 맡기고, 궁금하신 분은 직접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미안하다. 궁금증만 자아내는 멘트를 날려서. 내 나름대로 책을 읽을 사람에 대한 배려임을 항변해 본다) 서희의 복수는 결국 성공했다. 그러나 서희는 그다지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복수에 성공했으면, 기뻐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이북을 제대로 읽기 시작하면서, 또 책들을 정독을 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토지의 내용도 머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야 비로소 서희의 성격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너무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기에 토지인물사전을 들춰보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복수를 했는데도 서희의 마음이 시원치 않은 것은, 무언가에 대한 복수는 그리 만족을 주는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집을 되찾았지만, 그러나 아픔만이 가득한 집을 서희는 찾아가지 않는다. 아픔들 속에서 성장하였기에, 그 복수는 더욱 더, 기쁨이 아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서희의 복수가 성공한 이후에, 토지는 다소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서희의 이후 행보는 어떤지 궁금하다. 복수에 성공한 한 여인의 이후 행적! 그 행적은 어떤 감정곡선, 또 어떤 삶의 곡선을 타케 될까?  요즘은 리뷰를 자주 올리지 못한다. 이유는 제대로 된 정독을 하기 시작하면서, 읽는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권을 읽는데 들어가는 체력소모도 심해졌다. 짧은 책들이야, 금방 읽고 금방 남기긴 하지만, 조금만 길어도 시간이 걸린다. 읽는 재미는 전보다 더 좋아진 대신, 전처럼 다독은 못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말이, 새삼 가슴에 꽂혀버린 요즘이다.  

박경리 토지 , 그 거대한 서사의 결정판을 만난다! 박경리의 펜 끝에서 태어난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 아름답고 생생한 언어.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일렁였던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격동의 반세기,백정에서 양반까지 온갖 군상들이 보여주는 참다운 삶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번 마로니에북스판 토지 는 토지 출간 이후 43년 동안 연재와 출판을 거듭하며 와전되거나 훼손되었던 작가의 원래 의도를 복원한 판본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경리는 토지 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 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 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 에 담겨 있다. 토지 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 라 할 수 있다. 토지 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 로 태어났다. 국내를 넘어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국외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토지 에 대한 재조명은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수순이라 하겠다.

제 1 편 만세(萬歲) 이후
1장 끈 떨어진 연
2장 전주행(全州行)
3장 겨울 혼사(婚事)
4장 상해에서 온 사람
5장 별빛이 쏟아지는데
6장 출옥
7장 밀령(密令)
8장 부녀(父女)
9장 흥정
10장 악랄한 처방
11장 백정은 예수도 믿을 수 없었다
12장 비어버린 번데기
13장 친정에 와서
14장 나들이
15장 고뇌
16장 자객
17장 혈투
18장 옛터

제 2 편 어두운 계절
1장 용정행
2장 아버지의 망령(亡靈)
3장 영원한 잠
4장 형제
5장 신여성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