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1 <비상경보기(강신주 지음/동녘)>철학이란 단어의 어원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러다 보니 철학자들은 세상의 복잡한 현실과 동떨어져 진리만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저자는 강력하게 반대한다.원효와 니체, 신채호의 의지를 닮고자 노력하고, 어지러운 세상의 탁한 빛이 제거되기를 꿈꾸는 철학자 강신주 선생의 진짜 구별법.사이비(似而非)를 의심함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2년 동안 게재한 칼럼을 모아서 만든 책이다.칼럼이 쓰인 시기가 책이 발간된 2016년 초의 이전 2년이다 보니 보수 정권이 ‘보수’라는 가치에서 어긋나 있던 때였다.개인적으로 암울하고 답답하던 시절이었다.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닌 듯 철학자도 마찬가지였나보다. 최근 사회지도층들의 후안무치와 안하무인은 그 유래가 오래된 것이다. 그들은 주인의 생각을 충실히 따르면서 개밥을 챙겨왔던 사람들, 타인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생각의 의무와 의지를 저버린 사람들이었다. 물론 그들을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과거 유신 시절로 상징되는 권위주의적 사회 분위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유신 시절을 거쳤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그들처럼 개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그렇다.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은 이 사회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정당한지 그들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 누구 탓도 할 일이 아니다. 생각의 의무와 의지를 저버렸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들 선택이었으니까. 아니, 더 정직히 말해 반성해야만 했을 것을 반성하지 않아서, 생각해야만 했을 것을 생각하지 않아서 그들은 지금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개보다 못한 개들의 세상> 중에서 착하다! 자본주의에 개밥에 도토리처럼 치여도 자신이 뽑은 대표자들의 보호도 못 받고 죽는 우리 이웃들이여! 10만 명당 자그마치 29.1명이 죽어 나가고 있다. 29.1명이라니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자. 1년에 1만 5,000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자살률 11연패에도 이제 심드렁한 것 같다. 대한민국은 2015년 기준 OECD 국가 중 11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어쩌면 자본가나 보수 정권이 원하는 대로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삶의 척박함을 사회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개인 탓으로 돌려야 한다는 보수주의 논리가 우리 이웃들의 내면을 지배하고 있으니 말이다. 백 명의 고용이 보장된 사회구조가 열 명의 고용이 보장된 구조로, 혹은 한 명의 고용이 보장된 구조로 바뀌었다. 그런데 자본가와 정부는 어쨌든 열심히 하면 열 명 중의 한 명이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니 취업이 안 되거나 정리해고되거나 명예퇴직 되어도, 그것은 모두 우리가 노력을 하지 않는 탓이다. OECD 국가들 가운데 자살률 1위를 달성한 비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만 탓한다. 그러니 자신만 죽으면 된다. 경쟁에서 진 낙오자니까. 한마디로 자신에게 분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분노를 내면이 아니라, 외면으로 돌리자. 타살을 자살로 왜곡하는 논리에 걸쭉한 침을 뱉자. 그리고 탐욕스러운 자본가나 그를 방조하는 정부에 화끈하게 분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엿을 먹이자. - <세계 11연패에 도전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중에서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근혜 정권은 우리 이웃들을 유혹하던 화장을 깨끗이 지우고 마침내 자본 편을 들고 싶었던 자신의 도도한 민낯을 드러냈다. 보수 정권의 행복한 선택, 아니 솔직한 선택은 우리 이웃들에게는 거대한 불행의 서막이 될 것이다. 보편적 복지는커녕 약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칸막이마저 제거할 테니 말이다.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이제 제발 돌아보라. 지금 박근혜 정권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자유주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지를. 더 가증스러운 것은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미명하에, 마치 모든 사람에게 자유를 주기라도 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권은 사자와 사슴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철책을 깨끗하게 제거하려는 동물원 당국자와 얼마나 다른가! 이제 야생의 피 냄새가 진동하게 될 동물원 아닌 동물원이 탄생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중에서 친자본주의적 정권들이 지속적으로 집권하자 좁게는 무상급식과 관련된 논쟁, 더 넓게는 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제의 위축, 그리고 취업과 고용의 불안은 항상 정의를 요구하는 논쟁을 낳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성장에 집중하다가 분배라는 사회적 정의의 핵심을 소홀히 했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그 누구도 복지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견을 달지 않는다. 더군다나 집권을 노리는 세력들이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복지 정책의 수혜 대상자들이 대다수 유권자들이니 말이다. 사실 핵심은 복지 정책 강화가 선심성 공약일 뿐인지 아니면 현실적 의지인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지금 복지 정책을 실시하자는 입장이라면, 그는 복지에 대한 현실적 의지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그렇지 않고 시기상조를 주장하는 입장이라면, 그에게 복지 정책이란 그저 선심성 구호였을 따름인 것이다. - <사랑, 그건 본능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 중에서 보수 정권의 마무리가 아름답지 못했다. 이후 집권한 진보 정권에 대한 평가는 나뉘고 있다.그리고 이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유권자 각자의 의사가 온전히 자신의 뜻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부자는 부자를 지지하는 정당,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가짜뉴스에 현혹되거나 부화뇌동하는 선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그 다음 선택의 순간까지 잘 기억하고 있기를 바란다.선택한 이후 유권자를 배신하는 정당이 있다면 꼭 기억해두어야만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 무너지는 삶 앞에 울리는 철학자 강신주의 인문정신!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강신주는 말한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보수 정치권과 자본가 계급이 양두구육의 현란한 저글링으로 우리 이웃들의 삶을 사이비로 물들이고 있는 시대다. 그래서 이 책이 진짜 인문주의,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공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가짜와 그보다 더 나쁜 사이비와의 전쟁은 그래야 진정으로 시작될 수 있으니. 친자본적인 정책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국민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국민들에게만 깨알같이 촘촘한 조세정책을 펼치고, 역사를 바로 세운다고 하면서 결국 친일파나 유신 세력들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청년 실업을 해결한다고 하면서 정규직의 노동조건마저 악화시키는 노동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시절이 아닌가. 이 책은 저자가 [경향신문] 지면 등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삶을 옥죄는 지금 여기의 위기를 경보했던 글들을 새로 다듬고 엮은 책이다. 보수 정치와 자본의 단단한 동맹, 이들이 뿜어내는 파시즘의 기운과 훼손되는 민주주의 앞에 저자는 철학자의 후각으로, 인문정신이라는 리트머스로 우리 사회, 우리 이웃들에게 위기를 알린다. 그리고 지금 이곳의 위기와 민주주의를 향한 60개의 험로를 각각의 글에 담았다. 하지만 이 60개의 험로를 직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주하기 불편하고 힘들어 고개를 돌리고 싶은 이웃의 삶,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우리 이웃, 타인의 삶을 끈덕지게 마주보자고 제언한다. 우리는 넘어진 곳에서 일어나야만 한다고, 그리고 일어나기 위해 우리는 넘어졌다는 걸 알아야만 한다고 말이다.
머리말
프롤로그 양두구육의 시대, 철학자의 소명
1부 | 위풍당당한 파시즘 행진곡
유신독재의 망령: 아직 유효한 벤야민적 역사철학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 파시즘 작동 메커니즘
개보다 못한 개들의 세상: 사회적 광견병의 병리학
미래를 빼앗긴 미래들: 대학생 멜랑콜리아
오! 마이 갓!: 스마트폰 성당, 스마트한 종교
‘미래완료’ 시제에 갇힌 삶: 자발적 복종의 시간론
선생님 흔들기, 선생님 버티기: 미래도 노리는 보수 세력
지금은 유령의 시대: 보수적 망령들의 초혼식
아직도 선착순, 여전히 선착순: 경쟁논리, 파시즘의 치명적인 무기
‘보슬아치’라는 주홍글자: 여성혐오와 파시즘
늘어나는 우리 ‘전태일’들: 독재의 망령을 막지 못한 죄
1,000만 영화 관객의 시대: 파시즘. 그 불길한 예감
2부 | 대한민국, 그들만의 나라
대한민국, 치사한 나라: 정의론을 위한 프롤로그
제발 깊은 정치적 흉계라도 있기를!: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정부의 현란한 저글링: 국가의 페르소나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신자유주의 정권의 민낯
설악산 레퀴엠: 자본의 야만성, 그리고 인간과 자연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규제 완화, 자유의 수사학
저출산과 고령화: 경쟁사회의 도플갱어
핵발전소, 자본이 잡은 위험한 칼날: 핵발전의 정치경제학
서둘러 닫으려는 관 뚜껑: 조문과 장례의 윤리학
건강불평등을 방조할 것인가: 의료민영화 비판
신용의 본질, 빚: 신용경제의 심층심리학
강제 삭제된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 우리를 옥죄는 적들의 동맹
3부 | 자본주의, 인간을 위한 진혼곡
노인을 위한 자리는 없다: 청춘과 노년의 연대를 꿈꾸며
시간도둑들의 거짓말: 자본주의적 시간 비판
자식이라는 새로운 종교: 자식 광신의 계보학
광장과 밀실의 공멸: 스마트폰론(論) 하나
삶을 지겹게 만드는 방법: 놀이의 권리를 찾아서
허리 위 음악, 허리 아래 음악: 헉헉대는 바디뮤직의 시대
왜 부동산에 절망적으로 집착하는가: 무소유의 지혜
‘삼촌 팬’ 탄생의 기원: 강박증의 상상적 해소
사재기와 표절의 시대: 얼어 버린 책의 정신
음란 사회 진단서: 가부장적 관습과 경쟁 체제의 잘못된 만남
인정투쟁의 새로운 무대, SNS: 스마트폰론(論) 둘
등록금 투쟁에서 한 걸음 더!: 이익 투쟁 vs. 사랑 투쟁
4부 | 거침없이 민주주의 재장전
다시 뜨겁게 유신헌법 비판: 간접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전사 아킬레스처럼 돌진하자!: 절차민주주의 유감
‘벌거벗은 생명’의 정치학: 소수성 긍정, 민주주의의 정수
사랑의 혁명성: 진보의 시금석, 사랑
사랑, 그건 본능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 발생한 것마저 부끄러운 무상급식 논쟁
결을 거슬러 역사를 손질할 때: 민주주의를 위한 역사철학
대표되지 않는 자들, 혹은 정치의 공백: 대표의 논리, 그 가능성의 중심
빼앗긴 공공성을 바로 당장 되찾자!: 치안정치에서 민주정치로
끈덕지고 집요하게: 우리 시대 언론인의 자세
카르페 디엠!: 자본주의와 파시즘의 심리학을 넘어서
거짓말을 하지 않을 권리: 불성무불의 가르침
색깔론 완전 박멸 전략: 김수영의 인문정신으로
5부 | 당당한 삶, 그 첫걸음을 위한 찬가
냉소주의 탈출법: 파르헤지아의 폭발성
멘토를 만나면 멘토를 죽여라!: 파시즘을 종결하는 방법
자본주의에서 당당히 살아가기: 소외된 노동의 계보학
오십 보와 백 보는 같지 않다!: 진보를 위한 묵직한 한 걸음
단어가 아니라, 제발 문맥을!: 검열의 논리와 사랑의 논리
사랑의 목을 조르지 않는 지혜: 젊은이들을 위한 일반사랑론
냉장고 안의 자본주의: 사적 소유와 공동체적 정감
당신은 감정을 지킬 힘이 있는가: 분노는 우리의 힘
뉴미디어의 역설: 스마트폰론(論) 셋
안다고 사랑할 수 있을까?: 독창성과 창조성의 비밀
우리는 서로 충분히 만지고 있는가: 중년을 위한 특수사랑론
사회적 서정성 풀 충전: 리스판서빌러티, 사랑의 힘
에필로그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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